2014년 남편에게, 폭력에, 세월호 참사로 죽어간 이주여성을 추모하는 “우리는 살해당하러 오지 않았다” 추모행사가 12월 30일 오후 5시 서울 대한문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주여성 자조모임과 활동가들의 제안으로 열린 이번 추모제는 억울하게 죽어간 이주여성을 기억하고, 유가족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또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많은 이주단체, 이주여성 자조모임 등은 더 이상 폭력으로 죽어가는 여성들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과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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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명의 이주여성이 남편이나 주변의 폭력으로 죽었고, 30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에는 2명의 이주여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중 남편에게 죽음을 당한 여성이 5명이나 되었다. 이주여성들은 출신국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폭력, 나아가 폭력이 만연한 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주여성, 선주민 여성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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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곡성에서 살해당한 이주여성의 친구인 홍oo씨가 참여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다른 이주여성을 도우며 적극적으로 살던 피해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며 추모의 뜻을 표했다. 서울시 외국인 명예부시장 이해응씨는 이주여성의 문제가 아닌 여성에 대한 폭력임을 지적하며, 폭력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에서 사망한 이주여성 장례를 지원한 한용길 사단법인제주평화공동체 사무처장은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무시를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춘숙 한국여성의 전화 사무처장은 한해 가정폭력으로 죽어가는 이주여성이 130여명에 달한다며, 폭력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이주여성의 아픔에 대한 연대를 표했다. 

캄보디아 이주여성으로 추모 발언에 나선 행복렝씨는 좋은 일로 만나고 싶은 이주여성 친구들을 추모제에서 만나게 되었다며,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몽골 이주여성인 최서영씨는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한국사회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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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자조공동체 모임 대표인 유티미하씨는 고향을 떠난 이주여성의 마음을 표하는 노래를 직접 개사형 사망한 이주여성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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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와 베트남 공동체 원옥금 대표는 성명서에서 이주여성의 안전한 체류권, 자녀 출생 유무에 치중한 귀화제도, 국제결혼 피해여성의 보상과 체류보장, 중개업의 사기성 결혼에 대한 규제,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이주민 피해에는 조용하고 이주민의 가헤에는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우리사회의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여성 추모제는 “추모” 두 글자를 새기는 촛불의식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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