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사회,

결혼이주여성의 죽음 앞에서 책임을 마주하며

기억하고 애도하겠습니다.

지난 1018,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삶을 마감하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27일 아침, 고인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길에 올랐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이주와 가치는 그 긴 여정을 배웅했습니다. 우리는 이 비극을 기억하며, 그의 삶이 남긴 울림을 모두와 나누고자 합니다.

 

이 죽음 앞에서 우리는 깊은 슬픔과 함께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마주합니다. 새로운 땅과 언어, 낯선 가족 관계 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삶을 꾸려가야 했던 그의 현실은,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다시금 드러냅니다. 언어·문화적 장벽, 제도적 한계와 사회적 고립은 이주여성들을 쉽게 차별과 폭력, 그리고 보호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반드시 돌아보고 바꾸어야 할 구조적 현실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이주와 가치는 모든 이주여성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안전망의 구축을 절실히 요구합니다. 우리는 애도에서 멈추지 않고, 이러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개선을 촉구하는 연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애도의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사건이 남긴 질문과 책임이 우리 사회에서 외면되지 않도록, 우리는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짧았지만 소중했던 한 생을 깊이 애도하며, 남겨진 가족과 고인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합니다.

20251028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이주와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