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고용허가제 철폐 투쟁의 깃발을 올리며!

우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1995년 설립 이후, 줄곧 이주인권 진영에서 치열한 투쟁의 선봉에 서 왔었다. 특히 현대판 노예제도로 칭함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산업기술연수제도 폐지를 위한 투쟁은 매해 사업 일순위로 자리매김하였었고, 그를 위한 농성과 집회, 길거리 투쟁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상시 사업과 진배없었다.

그런데 지금 역사의 단죄를 받고 사라졌다고 여겼던 산업기술연수제도가 되살아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아니 더 강한 모습으로, 마치 신 기술과 무기로 장착한 악당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간교한 계략을 갖고 ‘고용허가제’라는 허울을 쓰고 부활을 꿈꾸고 있다.

“구직자는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할 때,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고, 사업장 변경 기간 중에는 연락처 변경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주노동자는 (중략) 고용센터의 알선에 따른 사용자의 면담 요청 등에 적극 응해야 한다. 만일 합리적 이유(합리적 이유란 것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없이 구인 사용자의 면접 요청이나 채용 의사를 거부할 경우 2주간 알선이 중단되는 불이익을 당한다.”

 

위 내용은 고용노동부가 8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외국인근로자 사업장 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방지 대책’에 따른 안내문 문구의 일부이다. 안내문을 읽다 보면, 흡사 ‘대한민국에서 이주노동자는 5분대기조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고용노동부 안내대로라면 이주노동자는 언제나 휴대전화를 켜놔야 하고, 구인 사용자가 부르면 달려가야 한다.

 

행여 휴대전화가 고장 나거나, 사적인 일로 전화를 받지 않으면 2주간 알선 중단을 당하기 때문에 부르면 부르는 즉시 달려가지 않을 수 없다. 3개월이라는 기한 내에 사업장을 구하지 못하면 체류 자격을 박탈당하는 이주노동자들 입장에서 2주 알선 중단은 엄청난 압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두고 고용노동부가 ‘대한민국에서 이주노동자는 노예’라고 공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연수기술제도가 고용허가제라는 허울을 쓰고 부활하려 한다.’고 절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외노협은 고용허가제가 시작될 당시, 고용허가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독소조항을 지적하며, 비판적 지지 입장을 견지했었다. 당시는 최대 악이었던 산업기술연수제도 폐지가 간절했고, 급박했기 때문에 부득불 택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친자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를 산업기술연수제도도보다 더 악한 제도로 퇴행시킴을 목도하며, 고용허가제 철폐를 위한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지 않을 수 없음을 절감한다.

지금은 고용허가제가 더 악화되는 것을 결코 방기할 수 없는 시기이다. 이에 우리 외노협은 모든 회원 단체의 역량을 결집하여 투쟁에 나서고자 한다. 고용허가제 철폐를 위한 투쟁의 깃발을 높이 올리고자 한다.

* 산업연수제 부활 획책하는 고용노동부는 각성하라!

* 허울뿐인 고용허가제 철폐하라!

* 이주노동자에게 직업 선택의 자유를 허하라!

2012년 7월 27일